“믿음을 가진 한 명은 흥미만 있는 아흔아홉 명과 맞먹는다.”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신뢰는 직장, 사회, 가정생활 등 모든 인간관계를 이어주고 유지하는 핵심이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의리나 정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개인주의 경향이 많다. 토사구팽(兎死拘팽烹)처럼 오래 쌓아왔던 믿음과 의리를 한 번에 저버리는 배신. 그 때 그때의 상황이나 힘의 논리를 계산해서 움직이는 기회주의자는 비난받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하고 우리 주변 사람들이 증인이다.
필자는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을 수사현장에서 실감한다. 유치장에서 눈물로 썼던 반성문의 유효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판결문을 받는다. 상처받지 않으려면 그 사람의 과거와 주변 인물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가까이 할지 거리를 유지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시인 구상과 화가 이중섭의 따뜻한 일화가 있다. 구상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모두 다녀갔지만 친구가 오지 않아 마음이 상했다. 뒤늦게 찾아온 이중섭이 천도복숭아 그림 한 점을 꺼내 놓았다. 과일 하나 살 돈이 없어 건강을 기원하는 그림을 그려왔다. 그 마음을 알고 있는 구상은 우정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손을 꼭 잡았다.
함석헌 선생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가 있다.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워도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 침몰 하는 배에서 구명대를 양보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친구다.
꽃과 벌은 가장 이상적인 관계다. 벌은 꽃에서 꿀을 따지만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수정을 도와 열매를 맺게 하는 상생의 아이콘이다.
똑똑하고 예쁘고 경제력과 힘을 가진 사람은 많다. 그러나 기본 인성을 갖추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거든 훌륭한 인격을 갖춰야 한다.
휴대전화에 어떤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는지 검색해보자. 그 중에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당신은 믿음을 주는 사람인가.